R Sound Design · 2017
✏️ 자유 양식
[그렇게나 묶여있던 것은, 당신에게 사랑받길 바랬을 뿐이야.] 밝고 쓸쓸한 도시의 밤을 연상시키는 곡. 곡 전반에 깔린 별이 반짝이는 듯한 실로폰 소리. 그리고 2절 직후에 연주되는 일렉 기타 솔로 파트는 도시의 야경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가사 전반에 참신하고 유려한 표현이 돋보이는데. 금 피어싱(귀걸이) - 순금제 결핍감 향수 - 방향성 우울감 매니큐어 - 항균성 정체감 다이아몬드 반지 - 금강제 배덕감 브랜드 양복 - 신축성 우울감 화장(아이라인) - 후천성 선입견 이런저런 속설이 많지만. 어쨌거나 화자는 연인과의 이별을 하게 된 것으로 추측. 이별 후에 도시를 바라보니 그토록 빛나던 도시는 형해적인 잔향에 얽매인 채, 다소 퇴폐적이고 쓸쓸한 빛을 내며 저물어 갈뿐이며. 그렇게 빛나던 주인공은, 본인을 그저 이 도시를 떠돌뿐인 망령이라 표현한다. 하지만 도시가 미운 것이 아닐테다, 그렇게나 사랑했던 곳이니까. 그렇게나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했던 너무나도 소중한 곳이니까. 그랬던 곳이 지금은 이렇게나 쓸쓸한 곳이 되어버리다니 너무 슬퍼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몸과 마음의 상처, 연인의 미소도 목소리도 전부 이곳에 두고 자살을 선택... 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도시는 원래 그런 곳이니까. 그렇게나 빛나던 것들이 석양과 함께 매일 저물어 가고, 별처럼 네온사인으로 빛을 내며 죽은 후에 다시 내일의 빛과 함께 살아나는 곳이니. 주인공에게 죽음이란, 정말 죽는게 아니다. 그저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이 숨막히게 아름다운 도시의 일부로 살아나가길 선택한 것 뿐.

포로리집사
4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