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후기

트랙

Teitogunjo

Jel · 2020

Teitogun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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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 양식

[피어난 상처에서 흘러넘치는 군청에 채워져서, 둘이서 서로 이어진 채로.] 같은 작곡가의 곡인 제국소녀와 유사점이 많은데, BPM과 곡 전개, 특히나 곡의 도입부는 겹칠 정도로 유사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곡의 내용과 야경의 구도가 다른데. 제국소녀의 화자가 실연을 당해 도시를 떠도는 내용이라면 제도군청은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내용의 곡이라고 볼 수 있으며, 아주 단순하게 제국소녀의 야경은 하이앵글인 반면, 제도군청의 야경은 로우앵글이라는 차이점 등이 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군청(群青)이란 무엇인가? 가사에도 자주 등장하는 군청(群青)은 참으로 기묘한데. 어떤 때에는 마음을 물들이고 침식해 숨도 쉬지 못하게 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에는 피어난 상처에서 흘러넘치고는 채워져서, 서로 이어진 채 있게 하기도 한다. 이런 이상한 군청(群青)이라는 놈을 의식하며 가사를 곱씹다 보면... 어쩌면 [제도군청]과 [제국소녀]가 유사한 점이 많은 노래라는게, 단지 동일한 아티스트가 낸 전작과 후속작이라는 관계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제국소녀]가 이별을 통보받은, 그러니까 [제국소녀]의 주인공인 그 이별한 연인이 바로 [제도군청]의 화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제도군청]의 화자는 바로 그 군청(群青)이 자신에게 주는 영향이 부정적인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청(群青)은 자신의 연인에게 가득한 것. 자신의 연인은 깨끗하고, 천진난만하기에, 정말 푸른(青) 사람이다. 하지만 이미 더럽혀질대로 더럽혀진 화자에게 그런 푸르름과 함께하는 것은 마치 꿈과도 같기에. 그가 가사에서 혼자 잠들지 못한 이유는, 이미 꿈속에 있기에 잠들지 못하는 것일테다. 하지만, 꿈과도 같은 날이라는 것은 어쩌면 비극일지도 모른다. 결국 모두 꿈에서 깨어나기 마련이고, 아무도 바라지 않는다해도 내일은 결국 찾아올텐데. 아무리 화자가 연인에게 내일을 영원히 멀리하길 바란들, 깔끔히 부숴주길 바란들. 의미없는 짓이란걸 화자도 아주 잘 알고 있으니. 그렇기에 화자가 연인과 함께하는 것은 죄를 거듭하는 행위이며. 결국 끊어져야만 하는 굴레란 말이 된다. 가사에 나온 "二度と戻れないこの部屋で, 唯君と罪だけ重ねた.” “(이제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방에서, 그저 너와 함께 죄만을 쌓았어.)" 화자는 이미 마음을 굳혔고, 연인의 곁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할 장소다. 그렇게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이별을 통보받은 연인이 퇴색하여 푸르름을 잃고 어른이 되어버린 노래가 바로 [제국소녀]라는 것이다. 때문에 그녀는 그저 어른이 되어야만 했을 뿐, 아직은 소녀일지도 모르기에 제목이 [제국소녀]여야만 했던 이유는 그런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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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리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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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